근육경직이 막 풀어진 직후 지방없는 소의 다릿살에서 나는 맛과 씹는 맛은 어느 고기맛과도 비교할수 없다. 광어활어회도 비할 바 아니다. 찹쌀떡도 이런 쫀쫀한 맛이 나려면 어지간히 치댄 후라야 가능하다.
오래 전 군포 당동 지역에서는 명절 전에 소나 돼지를 추렴해서 잡은 뒤에 명절에 쓸 양만큼 나눠가는 풍습이 있었다. 도축된 소를 해체하는 자리에 어른들께서 불러주시면 맛볼수 있는 부위가 육사시미였다.
광양농장주가 고기유통을 하면서 군포보건소사거리 홍종흔베이커리옆에 정육식당 군포한우암소본가를 여는 덕분에 아주 오랫만에 육사시미를 맛본다.
발골의 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대표가 곁에 앉아서 육회가 되기 전까지 세 번 색이 변하는데 그 때마다 맛이 조금씩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소를 해체하는 날이면 아침밥 대신 육사시미를 먹는 것으로 기력을 보충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이병철 회장이 점심식사로 생선회 여섯조각을 먹곤했다는 말이 떠올랐다.
육사시미로 하루가 더 지나면 채 썰듯 썰어서 육회비빔을 만들게 된다. 뜨거운 밥에 비벼먹는 육회맛도 기대된다. 군포호남향우회 겨울모임에 초대받으면 뜨거운 밥위에 삭힌홍어를 얹어주시곤 하던 어른들의 정과 그 쫄깃한 고기맛도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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