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쉐프는 업장에 TV를 틀어 놓으면 안된다고 했다. 손님들이 맛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엊그제 개업한 군포한우암소본가에 대형TV가 급하게 설치됐다. 한국시리즈를 보면서 식사를 하시겠다는 손님들의 요청 때문에 들여놓았다는 최방호 대표의 변명을 들으며 백종원 쉐프의 말이 생각났다.
도원반점에는 틀어놓은 대형모니터에서 유튜버가 이 집을 방문해서 코스요리를 먹는 모습이 반복에서 상영된다. 내가 본 식당들 중에 백 쉐프 말대로 하는 식당은 도원반점이 처음이다.
직원들이 바빠서 손님들과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는 대신에 도원반점 벽 곳곳에서 손님들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고 있다.
문 앞에서는 '너는 지금 짜장이 먹고 싶다'라는 우스갯 소리, 경기가 나아질 때까지 소주 1,900원, 이 집 주방은 호텔 중식당 쉐프가 하고 있다는 얘기, 미니탕수육도 있다는 얘기....12,000원부터 코스요리가 있는데 구성은 뭐 뭐가 있다는 이야기..... 들어갈 이유가 한 가지라도 있게 만드는 힘이다.
안에 들어앉아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둘러봐도 손님에게 말을 건다. '콜키지프리'라는 얘기, '손님들이 많이 찾는 도원반점 10가지 메뉴', '식사를 하시면 꽈배기를 드립니다' 등 등...
이런 정보들이 손님에게는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라는 확신을 준다.
처음 도원반점을 알게 된 것은 GTX 개통으로 킨텍스역이 생기면서였다. 개찰구를 나와서 밖으로 나가려는데 기둥을 둘러싼 도원반점 광고판을 보았다. '저게 저기 설치하가가 나지 않을 텐데'싶었다. 몇 일 뒤 다시 보니 철거되고 없다. 점주의 게릴라광고였던 것이다. 신생점 점주라면 이래야 한다.
짬뽕은 소금을 넣는 걸 깜빡한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짜지 않아 좋았다. 진한 국물로 유명한 짬뽕집에 가면 하도 오래 끓여서 딱딱해져 가는 오징어를 먹게 되지 않았던가. 신선한 재료들이 부드럽게 씹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채소국물로도 충분하다. 개운한 맛을 내는 배추가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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