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봉과 캠벨을 맛있게 먹었는데 야목농장을 소개한 곽상원 전 군포예총회장께서 또 가자신다. 파라다이스와 샤인머스켓이 나왔다며 추석 전에 몇 몇 분께 선물하실 포도를 가지러 가신단다. 내 일찌기 명절선물을 이렇게 공들여 고르고 농장에서 가져다가 직접 전하시는 분을 뵌 적이 없다. 받는 이가 그 정성을 알리 없으니 대충 하시라는 말에 정색을 하시며 "그래도 이래야 나 부터 잊고 지냈던 그 분의 고마움을 다시 새길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하신다. 자세를 바로하고 새겨 들었다.
오늘도 농부는 어제 받은 주문을 대느라 새벽부터 따놓은 포도를 포장하느라 정신없다. 곽회장과 김장로 두 양반 모두 까칠하기로는 막상막하. "왔냐? 이거예요?"가 전부다.
"비싸다고 했다가는 그럼 거기가서 사 먹어하고 퉁박을 주시니 말을 못해. 그래도 이 농장 포도가 제일 맛있는 걸. 그리고 선물하는 거니 제일 좋은거라야 하고......"
나는 그저 맛보라고 담아놓은 바구니에서 연신 주워 먹으며 황홀해 할 뿐이다.
파라다이스포도는 크기는 거봉과 캠벨 중간 색은 진하다. 달기로는 모든 포도를 압도한다. 달콤한 즙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뒷맛은 머루향도 느껴진다. 껍질도 얇아 먹어도 신맛이 없다. 결정적인건 씨가 없으니 입안에서 다시 꺼낼게 없다. 영화에서 로마황제가 포도를 송이채 들어올려 입으로 떠먹는 모습을 보며 부러워했는데 내가 황제다.
파라다이스는 겨울에 줄기를 땅에 묻었다가 4월에 파내서 가지가 올라오기를 기다려 바로심기를 다시 해야 한다. 강원대에서 개발된지 몇 해 안됐고 화성에서는 재배한 농가가 많지 않다.
샤인머스캣은 비타민 C, 비타민 K, 비타민 B6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면역력 개선, 피부 미용, 감기 예방, 혈액 응고, 뼈 강화 등에 도움을 주며, 그밖에 마그네슘, 철분, 칼륨 등이 함유되어 있다. 특히 철분이 풍부하여 빈혈 개선에도 좋다. 또한 폴리페놀이 들어있어 심장 질환이나 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네이버 지식백과] 샤인머스캣 [Shine Muscat] (두산백과)
야목농장 김장로님은 크지않은 농장에서 노부부가 캠벨, 거봉, 파라다이스, 샤인머스켓을 골고루 기르고 계셨다. 거기에 복숭아까지.......식사도 거르고 작업중이시라 두 노인네 얼굴이 새까맣다. 이렇게 일하면서도 소득은 신통치 않은게 우리 농업 현실이니 괜히 농사짓는 시골 노인네 생각에 화가 난다.
차에 싣는 걸 보시다가 소리를 지르신다. "그렇게 실으면 아래 건 터져. 차도 살살 몰아 껍질이 얇고 잘 익은거라 덜컹 하면 터지는 수가 있어. 어떻게 기른건데......"
젊어서는 좋은 선물이 들어오면 돌려치기 하기 바빴다. 하지만 이 포도는 아무도 주지 않고 내가 다 먹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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